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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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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 은유, 백승권「유시민의 알릴레오」25, 26화 글쓰기 특강! 요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흘러흘러 ‘유시민의 알릴레오’까지 왔다. 그중에도 반가운 이름이 있어 먼저 클릭했다. 방송에 세 사람의 작가가 등장한다. 강원국을 제외하고는 낯선 사람들이었지만 알릴레오 25, 26 두 편을 보며 친근해졌다. ‘대통령의 글쓰기’ 저자 강원국, 치유의 글쓰기 은유, 실무적 글쓰기 백승권. 색깔이 다른 세 사람이 글쓰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가장 마음이 쏠린 사람은 은유 작가였다. 강원국과 백승권도 관점은 달랐지만 당장 도움 될 만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글쓰기는 내가 가진 능력을 타인과 나누는 것이다.” 강원국 말씀. 그러니까 나누고자 하는 마음 없이 잘 쓰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덤으로 논술 고사, 자기 소개서, 보고서 등에 관한 이야기도 다루었다. 글쓰기가..
이현우, 조이「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어른의 거짓말 -음악 소림(조이)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다. 음악에 기대어 살아가야만 하는 소녀. 소림은 우연히 한강에서 천재 작곡가 한결(이현우)을 만난다. 드라마를 보며 영화 ‘어거스트 러쉬’가 떠올랐다. 과거에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천재라는 단어에 적절한 설득력을 부여한 영화라서 떠올랐던 것 같다. 나는 천재라는 것을 잘 믿지 않는다. 그리고 재능보다는 노력을 믿는다. 천재라는 단어가 너무 많은 과정을 싹둑, 잘라먹은 말처럼 들려서 그렇다. 하지만 세상에 ‘천재’가 존재한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천재 작곡가가 등장하는 드라마라서 나는 이 작곡가가 어떻게 천재가 되었는지, 천재는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작곡을 하는지가 궁금했는데, 그런 부분은 드라마..
송강, 김소현「좋아하면 울리는」나도 첫사랑 해봤는데! 스포일러 주의! 약간만. -첫사랑 “좋아하는 마음보다 키스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천둥이 울리기 전, 번개가 먼저 치는 것처럼.”이라고 말하는 조조. 그 멘트에 나도 첫사랑이 떠올라 심장이 팔딱팔딱 뛰었다. 조조의 말처럼 나도 그래서 그랬었나, 생각했다. ‘좋알람’이라는 설정은 물론, 서른이 넘은 눈으로 보기에는 참으로 유치한 드라마인데도 심장은 팔딱거렸다. 첫사랑과 나중 사랑은 좀 다르다. 첫사랑은 나도 모르는 사이 정신없이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같지만, 나중 사랑은 좀 계산적이며 약은 구석이 있다. -누가 봐도 불행한 여주와 나름 불행한 남주 ‘좋아하면 울리는’의 남주와 여주는 각자 다른 종류의 불행을 떠안고 있다. 시청자의 안목으로는 두 주인공의 불행이 보편적이지 않다. 어느 정도 공감할 여지는 ..
시즌 1「보좌관」이정재의 장태준! 스포일러 주의! 요즘은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지 않는다. 그런데도 보좌관은 재미있게 봤다. 현실과 허구가 적절하게 믹싱된 작품이 좋다. 영상 매체든, 텍스트 기반의 매체든, 재미있는 이야기 안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존재하기 나름이다. '보좌관'의 장태준(이정재)도 내게는 그랬다. 시즌1을 다 볼 즈음에는 영화 '신세계'의 이자성도 오버랩되었다. 보좌관은 여러 인물의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 드라마다. 흥미로운 인물이 많기 때문인데, 오늘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장태준만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쨌든 드라마도 장태준을 중심으로, 그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니까. 한 개인의 관점을 자세히 보여주는 것은 꽤 중요한 일이다. "밑바닥부터 여기까지 왔어!" 장태준은 말한다. 원하는 자리에 도달하기까지 더 많은 ..
톰 크루즈「바닐라 스카이」자각몽, 루시드 드림! 스포일러 주의! 우울증,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도 감정 주의. 꿈과 현실에 관한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보통 자면서 꿈을 꿀 때는 꿈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데, 간혹 '이건 꿈이야.' 인지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이것이 자각몽, 루시드 드림이다. 자각몽은 때때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꿈을 유도할 수 있다. 영화는 무의식과 꿈 사이의 가설도 내놓는데, 일단 이런 종류의 소재에 흥미있는 사람이라면 바닐라 스카이가 지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영화는 자각몽은 물론 트라우마도 다룬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지독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는 '미친 거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로운 경험도 종종 있다. 바닐라 스카이의 주인공 데이빗이 바로 그런 일을 경험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알거지..
노아의 방주 오마주「에반 올마이티」재미있는 성경 말씀! 스포일러 주의! 아주 오래전 '브루스 올마이티'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다. '에반 올마이티'는 같은 감독이 만든 속편이다. 포스터를 언뜻 보고는 짐 캐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주인공 에반 박스터를 연기한 배우는 스티브 카렐로 최근 '카페 소사이어티', '빅쇼트'에 출연했다. 교회에 다녔거나 행여 그렇지 않더라도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노아의 방주 오마주다. 가볍게 즐길 만한 영화지만 영화의 메시지는 가볍지 않았다. 영화가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지나간다. 잠깐이나마 이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막 하원의원이 된 에반 박스터. 아름다운 와이프, 세 아들. 그리고 새 집.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삶이지만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
조셉 고든 레빗「500일의 썸머」당신은 아직 여름에 살고 있나요? 스포일러 주의! 요즘 내가 본 영화에 조셉 고든 레빗이 자주 등장했다. 배우를 보고 영화를 고르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지금껏 조셉 고든 레빗 때문에 영화를 고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500일의 썸머'는 그전부터 눈여겨 보았던 작품이었다.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다. 그래도 끝까지 본 뒤에는 만족스럽다고 생각했다. 톰(조셉 고든 레빗)은 카드에 들어갈 카피를 쓴다. 그가 다니는 회사에 썸머(주이 디샤넬)라는 희한한 이름의 비서가 새로 들어온다. 스토리는 뻔하게 흘러가지만 구성은 좀 색다르다. 썸머와 함께한 500일은 톰에게 있어 과거인데, 1일부터 500일까지의 시간이 랜덤으로 재생된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하는 것처럼. 연출이 색다르긴 했지만 좀 부산했다. 톰과 썸머는 여느 연인처럼 교..
넷플릭스「러브」사랑의 실체! 정신질환의 현장! 스포일러 주의. 현대인의 가슴 속에는 불씨가 숨어있다. 아니,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을지도. 우리는 그 불씨의 정체를 잘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안다. 가슴 속의 '화'가 일종의 고장인 것을. 제목은 '사랑'인데 그다지 로맨틱한 내용은 아니었다. 찌질남과 미녀가 얽히는 전형적인 설정이 식상했지만, 이런저런 생각이 많았던 작품이다. 라디오 방송국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미키는 알코올, 담배, 마약, 애정, 섹스 중독이다. 뭐 그런 중독이 다 있나 싶지만, 생각해 볼 만한 문제다. 곰곰이 따져보면 나도 알코올, 담배, 애정 중독이고 누구나 어느 정도는 중독을 달고 살아간다. 내가 중독에 빠진 이유는 행복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였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하다면 중독으로 자신을 괴롭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