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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조이「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어른의 거짓말

-음악

 

소림(조이)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다. 음악에 기대어 살아가야만 하는 소녀. 소림은 우연히 한강에서 천재 작곡가 한결(이현우)을 만난다.

 

드라마를 보며 영화 ‘어거스트 러쉬’가 떠올랐다. 과거에 정말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천재라는 단어에 적절한 설득력을 부여한 영화라서 떠올랐던 것 같다. 나는 천재라는 것을 잘 믿지 않는다. 그리고 재능보다는 노력을 믿는다. 천재라는 단어가 너무 많은 과정을 싹둑, 잘라먹은 말처럼 들려서 그렇다. 하지만 세상에 ‘천재’가 존재한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천재 작곡가가 등장하는 드라마라서 나는 이 작곡가가 어떻게 천재가 되었는지, 천재는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작곡을 하는지가 궁금했는데, 그런 부분은 드라마에서 중요하게 다루지 않은 듯하다.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가 자주 흘러나온다. 소림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음에도 마냥 밝다. 주변 남자들이 다 그녀를 좋아한다. 뭔가 익숙하고 불편했다.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럴 듯했지만.

 

 

-천재 작곡가, 그리고 가수

 

음악을 하는 사람 중 정말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런데 여기서 하나의 의문점. 겉멋으로 음악을 하던 사람이라고 해도 오랫동안 음악과 함께하면 진심으로 좋아하게 될까. 반대로 음악을 정말로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 그들에게는 권태라는 게 없을까. 나는 이런 이야기가 좀 궁금하다.

 

 

 

-너무 많은 포장지

 

삼각관계, 열등감, 연애, 이별, 외로움 등등. 드라마 안에 여러 가지 잡다한 것들이 섞여들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조연인 최민수, 박지영, 이정진만 보였다. 맨날 TV앞에 앉아 있는 어머니한테 물었다.

“엄마는 취향에도 안 맞는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뭐예요?”

“멍 때리기 좋아.” 말한다.

 

 

 

-현실성

 

허구적인 작품에서 나는 ‘현실성’ 여부를 중요하게 따진다. 진짜 같아야 재미있다. 로맨틱 코미디도, 시대물도, 다차원을 다룬 공상 과학물도 마찬가지다. 엉뚱한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현실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좀 갈증이 났다.

 

 

 

-거짓말

 

세상에 나온 모든 작품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배어있다. 반면 우리는 너무나 손쉽게 작품을 즐긴다.

 

이 드라마에는 어른들의 거짓말과 그 거짓말 앞에 선 예비 어른들이 나온다. 이런 측면에서는 양쪽 처지를 저울질하며 재미있게 작품을 즐겼다. 여러 겹으로 포장지를 다 벗겨낸 뒤에야 알맹이가 나온 느낌. 드라마의 포장은 내 취향과 멀었지만, 안에 담긴 이야기 중에는 그래도 괜찮은 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