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을 해보지 않아 캠퍼스의 핑크빛 로망이 있는 나로서는 좀 우울한 작품이었다.
대학에 다니며 학교 이야기로 툴툴대던 예전 연인도 떠올랐다.
이번 한번만, 하는 마음으로 유혹에 넘어가는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어두운 그림자는 수만 가지 얼굴을 하고 마음을 문을 두드린다. 그림자의 유혹에 몇 번이고 넘어가는 사람이 있고, 조금 빨리 삶의 균형감각을 되찾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전자였다. 지금은 꽤 단단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수시로 다리에 힘이 풀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어려운 선택이 우리를 기다린다.
영화의 여자 주인공은 아직 어린 나이에 언뜻 지름길처럼 보이는 길을 선택한다. 우리는 그녀의 선택을 따라가게 된다. 그 결과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든 우리는 대리 경험을 한다.
주인공의 선택이 애초에 시청자의 생각과 너무 멀면 작품이 재미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느 정도 설득 당했다. 어쩌면 작품은 현실보다 더 비관적인 방향으로 흐른다.
왼쪽? 혹은 오른쪽. 어느 쪽 길로 갈 것인가. 때때로 우리는 이런 단순한 선택을 한다. 아무리 심각한 문제라 할지라도 멀리감치 떨어져 바라보면 왼쪽, 오른쪽을 선택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벼운 선택이라고 해서 결코 가벼운 책임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