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 찌익! 쭈우욱!
좀 괴상할지는 몰라도 토마토를 통째로 먹어 본 사람이라면 즙이 발사되는 현장을 한 번 이상은 목격했을 거예요. 토마토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머니께서 아들 건강을 위해서 그렇게 챙겨 주시네요.
오늘 아침, 토마토를 보니 다시금 즙이 튈 것 같아서 도마에다 썰어 먹을까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귀찮았어요. 어쩌지 고민하며 토마토를 이리저리 돌려 봤죠. 그때 볼록 튀어나온 엉덩이가 보였어요. 어? 하며 어리둥절해 있는데 거의 동시에 토마토 해부학적 구조가 떠오르지 뭐예요?
'그래, 아래를 먼저 베어 물어 공간을 만들고 먼저 즙을 빨아먹자!'
저는 바로 그렇게 했습니다.
"츄르릅, 츕, 쫍, 쫘아아!"
생각처럼 즙을 흘리지 않고 먹는 게 이렇게 짜릿할 줄이야.
토마토를 거의 다 먹고 나서는 승리감에 취해서였는지 질질 흘리며 먹고 말았어요. 결승선을 코앞에 둔 러너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셈이죠. 그런데도 이번에는 웃음이 났어요.
난 이제 토마토 안 흘리고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