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이 너무 아름다운 영화였다. 서핑보드를 타고 부서지는 파도 위를 가르는 탄탄한 몸의 젊은 두 남자, 주걱으로 휘저은 듯한 구름과 하늘, 중년의 아름다운 두 여인. 태양이 너무 눈부셔서 사랑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관계는 아니지만 엄마 친구와 연애라니.. 이런!
나도 한 번 상상해 보았다.
놉. 놉놉놉!
해프닝이 될 수도 있었던 만남.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 릴(나오미 왓츠). 처음 관계를 갖기까지는 어려웠지만 한 번 열린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마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안다. 오랫동안 혼자서 외로웠다면 더욱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되새겨 보았다. 음. 음? 엄.. 너무 오래 됐다. 전혀 떠오르지 않습니다. 자려고 누웠더니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되더라. 과거 사귀었던 연인들을 회상하는 기회를 얻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자칫 막장이 될 수도 있는 이야기인데, 아슬아슬 잘 살렸다. 예술과 외설의 경계선. 화면의 아름다움이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갔다.
두 엄마, 여자들 사이의 우정도 하나의 볼거리였다. 시로맨스라 불러야 하나. 브로맨스처럼 입에 착 감기진 않는다. 지금은 대체로 남자들보다 여자 들의 우정이 깊어 보인다. 아마도 선입견이겠지만. 내가 남자라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것뿐이다. 맞아. 그렇겠지.
사랑과 우정의 무게를 잰다면 어느 쪽으로 기울까? 과연 나는 두 가지 중 하나라도 제대로 경험했나..